이 글에서는 양자암호통신, 양자암호키분배와 양자통신 이 세 용어를 구별해서 사용할 예정이다.
양자암호통신은 영어로 Quantum Cryptography(퀀텀 크립토그래피)다. 사전을 찾아보면 Cryptography는 암호학, 암호 작성/해독법, 암호통신 등의 뜻을 가지고 있다. 양자암호통신이라는 용어를 처음 접하면 양자와 어떤 식으로든 관련이 있는 암호통신인것인가?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 양자암호통신의 양자는 흔히 말하는 양자역학이라기 보다는 양자 정보 기술(주1)을 의미한다. 하지만 암호 통신에 양자 정보 기술을 직접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아니다. 즉, 데이터의 암호화나 복호화 또는 정보 전송의 성능을 높이기 위해 양자 정보 기술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다(주2). 양자암호통신에서 암호 통신과 양자 정보 기술은 독립적으로 동작한다. 양자 정보 기술은 암호화 및 복호화용 비밀 키를 분배하는 과정에만 사용된다. 이것을 양자암호키분배라고 한다. 양자암호통신 기술은 양자 정보 기술을 이용하여 분배한 암호용 키를 데이터의 암복호화에 사용하는 암호 통신, 또는 양자암호키를 이용한 암호통신 정도로 풀어서 말할 수 있다.
아래 그림과 같이 양자암호통신이 상위 개념이고 양자암호키분배는 양자암호통신 기술의 구성요소라고 생각하자.
양자암호통신을 줄여서 양자통신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양자통신이라고하면 양자를 직접 전송하는 통신이라고 이해가 된다. 맞다. 양자 상태에 담겨 있는 정보를 온전히 전송하려는 통신 기술이다. 예를 들면, 양자 컴퓨터나 양자 프로세서 내에서 양자 게이트와 게이트 사이 또는 게이트의 집합인 블록과 블록 사이에 양자 신호를 직접 전송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경우 매우 짧은 거리이지만 양자 통신이라고 말할 수 있다. 광섬유나 무선 공간에서 먼 거리에 양자신호를 전송하는 양자통신을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경우는 매우 약한 양자신호의 특성상 정보가 대부분 손실되어 온전한 통신의 목적을 달성하기가 쉽지 않다.
양자암호키분배를 양자통신의 하위 개념으로 생각할 수 있다. 양자 정보를 전달한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지만, 양자암호키분배에서는 전송 중 손실된 정보에 대해서 복구나 재전송을 고려하지 않는다. 수신부에 성공적으로 도착하여 검출된 정보만을 이용해서 암호키를 추출한다. 정보를 손실 없이 100% 온전하게 전송하려는 일반적인 통신과는 철학이 다르다. 따라서 양자통신, 양자암호키분배, 양자암호통신의 차이를 인지하고 구별해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양자암호통신: 양자 정보 기술을 이용하여 분배한 암호용 키를 데이터의 암복호화에 사용하는 암호 통신 기술
■ 양자암호키분배: 양자암호통신의 요소 기술로 양자 정보 기술을 이용하여 암호 통신용 비밀키를 분배하는 기술
■ 양자통신: 양자 상태에 담겨있는 정보 직접 전송하는 통신 기술
(주1 ) 1920년대에서 1930년대까지 양자역학의 개념이 정립된 이후로 양자기술은 트랜지스터, 다이오드, 레이저 등의 반도체 기술 및 양자광학 기술을 발전시켜 인류의 번영에 기여했다. 이를 1세대 양자 기술이라고 한다면, 1970년대 이후에 몇몇 초기 개념으로 등장한 양자 정보 기술을 2세대 양자 기술이라고 말할 수 있다. 1세대 기술은 에너지 밴드, 밴드 갭, 양자 도약 등의 1920년대에 규명된 양자 현상을 이용해서 반도체와 레이저 기술을 발전시켰다. 하지만 양자 신호 하나 하나를 제어할 수는 없었고 터널링, 불확정성 등 때문에 개별 양자 신호가 가진 정보는 그저 제어 불가능한 잡음일 뿐이었다. 반면에 2세대 양자 기술은 양자 상태 하나 하나를 제어해서 양자 정보로 해석하고 처리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2세대 기술은 크게 양자암호통신(양자암호키분배), 양자컴퓨팅, 양자센싱 등으로 분류된다. 이중에서 양자암호키분배는 가장 먼저 상용화된 양자 정보 기술이다. 최근에는 2세대 양자기술을 양자정보통신 기술이라고 부른다.
(주2) 양자암호통신을 끊어서 읽을 때 양자+암호통신으로 읽어야 하는데 양자암호+통신으로 읽으면 마치 양자 정보 기술을 암호화에 직접적으로 이용하는 것처럼 해석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양자암호통신장비는 어떻게 동작하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블로그를 열며... (0) | 2020.01.29 |
---|